Traveller/Triathlon
양재천에 밤꽃 향기가 날릴 때~~
토왕폭
2008. 10. 20. 15:11
트라이애슬론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달리기를 시작하던 때 였습니다.
그대는 양재천변의 삼호물산사거리 근처에서 기숙할 때였죠. 아 늦은밤이라도 간단한 옷차림으로 뛰어나가던 열정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4번의 아이언 맨. 그리고 여유가 만들어내는 게으름.
===================================================================================================
마라톤 훈련모드로 진입을하고 처음으로 20Km를 넘게 달려보았습니다. 지금은 그 후유증(?)으로 조금은 고생을 하고 있지만서두...
저녁 9시 10분. 오늘은 러닝 속도 신경쓰지말고, 3시간동안 달리기로 하고 양재천으로 나갔습니다. 3시간이면 천천히 달린다해도 대략 25Km정도를 달리게 되니 어느쪽으로 코스르 잡을까하다 올림픽 공원을 타켓으로 하였습니다.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600미터 정도를 빠른 속보로 몸을 준비시켰습니다. 왠 말총머리 아가씨가 발걸음도 경쾌하게 시민의 숲쪽으로 뜀박질을 해 가네요. 뛰는 폼을 보니 예사롭지 않습니다.
영동2교 밑에서 시계의 스탑워치가 눌려지면 제 발도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양재천의 밤길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노부부의 다정한 산책에서부터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꼬맹이의 엉성한 걸음걸이까지... 많은 세대가 한 공간에서 시간을 고유하고있는 곳이죠.
저 처럼 달리는 사람!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도 꽤 늘었고요. 가끔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지나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위분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산책을 하죠.
영동3교를 지나 영동 4교를 지날 때면 어마전부터 밤꽃 향기가 밤 내음을 대신합니다. 이곳을 지날 때쯤이면 제 키만한 갈대 숲(?)이 바람에 하늘거리기 시작합니다. 제 몸은 이제 땀구멍을 열고 숨을 쉬기 시작하죠. 2.5Km구간 정도일겁니다. 좌측으로 무식하게 생긴 빌딩 몇 채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삼성에서 지은 도곡동 그 건물인것 같습니다. 이제 미도 아파트가 나타납니다. 조그만 더 가면 학여울 역이 있는 곳이겠죠.
평소에 조깅을 할때는 한시간을 정해놓고 뜀박질을 합니다. 집으로 회귀를 해야하기 때문에 30분이 지나면 거리/속도에 상관없이 반환점을 돕니다.
저녁에 뜀박질을 할때는 나름대로 다양한 훈련을 한답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목표거리를 동일한 페이스로 달리기도 하죠. 아님 시간을 정해놓고 달리기도 합니다.
페이스 조절시에는 10Km를 50분에 달리는 속도로 달린답니다. 1Km를 5분에 달리는 셈이죠. 그러나 오늘같이 시간을 정해놓고 달릴때는 1Km를 7분정도에 달리기도 하죠.
밤곷 내음을 뒤로하고, 영동 5교 밑에는 마라토너들이 꽤나 많이 모여있습니다. 강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라톤 동호회들의 집결터 이거든요. 매일 저녁 9시에 달린다고 합니다.
영동 5교를 지나 영동6교, 대치교 밑을 지나면 양재천은 그 이름을 버리고 탄천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이쯤에서는 약간의 악취가 풍긴답니다. 한 여름이 되면 조금 더 심해 지겠죠.
영도 6교를 지날때 쯤 초반의 그 말총머리 아가씨가 저를 추월해 갑니다. 역시 예상대로 예사로운 실력이 아닙니다. 그리고는 젊은 아저씨 한 명이 나를 추월합니다. 이렇게 세명이서 양재천에서 탄천으로 이어지는 곳에서 뜀박질 데이트를 즐깁니다. 순서를 보면 젊은 아저씨, 말총머리 아가씨, 그리고 나!!!
혼자 달리는 것보다는 한결 재밌습니다. 대치교를 지납니다. 4Km를 달렸네요. 주거니 받거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달리다보면 삼성동 빌딩 숲들이 하나 둘 불빛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오른쪽으로는 종합 운동장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음... 월드컵 기간이라서일까요?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당연히 야구장에 불이 켜져 있겠지만, 주 경기장은 오륜 마크를 선명하게 밝히면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탄천 주차장 자동차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하네요! Radio만 있으면 이곳에서 영화를 봐도 될것 같습니다.
같이 달리는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네요! 젊은 아저씨는 삼성동쯤에서 빠졌고, 말총머리 아가씨는 아시아 선수촌이 집인가봅니다. 운전 면허 시험장을 가로 질러 가버렸습니다.
이제 다시 혼자가 되었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았는데... 다음에 밤에 나올때는 오늘과 같은 시간에 나와야겠습니다. 어린시절 버스 정류장에서 매일 만나던 이름 모를 여학생이 담아내는 설레임을 느끼고 싶은걸까요?
이제 탄천도 제 이름을 한강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한강 변을 따라 가봅니다.
멀리 올림픽 대교가 멋진 교각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이는 테크노 마트는 무척 작아보입니다. 롯데호텔이 보입니다. 자전거로 달리던 길, 인라인을 타고 달리던 길, 그 길을 내 발로 달리고있네요. 다음에는 무엇으로 달려볼 수 있을지...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이제부터는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합니다. 주위에 유혹하는 것들이 넘 많거든요. 물도 마시고 싶고요. 나도 그네들처럼 돗자리위에 누워시원한 강바람에 취해보고도 싶거든요.
온갖 유혹을 물리치고 달리다보면 의외의 방해꾼이 나타납니다.
주인들 따라 산책나온 강아지들입니다. 왜? 개줄을 안하고 다니는지... 뛰다보면 발에 걸리적 거리는 놈들 꽤 있습니다. 그렇다고 차고 나갈수도 없겠죠. 피하거나 점프를 하다보면 페이스가 흔들려 고생을 한답니다.
어제도 주먹만한 녀석이 저를 보고 짖더군요. 따라오면서... 그래서 발길질을 엄포를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더욱 심하게 짖는군요. 으~ 승질같아선... 개 주인에게 개줄로 묶어가지고 다니라고 한 소릴 하고 저는 계속 제 갈길을 갔습니다.
성내 토끼굴입니다. 이제 10Km를 달린셈이네요. 올림픽 공원으로 갈까? 계속 강변으로 갈까? 고민하다 토끼굴을 빠져 나왔습니다. 이제 매연이 느껴지네요. 별로 기분이 안좋습니다. 그냥 장미아파트를 한 바퀴돌아 다시 강변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합니다. 숨이 차거나 다리가 아프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것 뿐인데 벌써 겁이 납니다.
잘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굳이 하프가 아니어도 10Km를 달릴때도, 인라인을 탈 때도, 반환점을 만나면 두렵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돌아 간다는 것! 정점을 지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폭(2002. 06)
그대는 양재천변의 삼호물산사거리 근처에서 기숙할 때였죠. 아 늦은밤이라도 간단한 옷차림으로 뛰어나가던 열정이 있었는데... 이제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4번의 아이언 맨. 그리고 여유가 만들어내는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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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훈련모드로 진입을하고 처음으로 20Km를 넘게 달려보았습니다. 지금은 그 후유증(?)으로 조금은 고생을 하고 있지만서두...
저녁 9시 10분. 오늘은 러닝 속도 신경쓰지말고, 3시간동안 달리기로 하고 양재천으로 나갔습니다. 3시간이면 천천히 달린다해도 대략 25Km정도를 달리게 되니 어느쪽으로 코스르 잡을까하다 올림픽 공원을 타켓으로 하였습니다.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600미터 정도를 빠른 속보로 몸을 준비시켰습니다. 왠 말총머리 아가씨가 발걸음도 경쾌하게 시민의 숲쪽으로 뜀박질을 해 가네요. 뛰는 폼을 보니 예사롭지 않습니다.
영동2교 밑에서 시계의 스탑워치가 눌려지면 제 발도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양재천의 밤길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노부부의 다정한 산책에서부터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꼬맹이의 엉성한 걸음걸이까지... 많은 세대가 한 공간에서 시간을 고유하고있는 곳이죠.
저 처럼 달리는 사람! 인라인을 타는 사람들도 꽤 늘었고요. 가끔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지나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위분들과 담소를 나누면서 산책을 하죠.
영동3교를 지나 영동 4교를 지날 때면 어마전부터 밤꽃 향기가 밤 내음을 대신합니다. 이곳을 지날 때쯤이면 제 키만한 갈대 숲(?)이 바람에 하늘거리기 시작합니다. 제 몸은 이제 땀구멍을 열고 숨을 쉬기 시작하죠. 2.5Km구간 정도일겁니다. 좌측으로 무식하게 생긴 빌딩 몇 채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삼성에서 지은 도곡동 그 건물인것 같습니다. 이제 미도 아파트가 나타납니다. 조그만 더 가면 학여울 역이 있는 곳이겠죠.
평소에 조깅을 할때는 한시간을 정해놓고 뜀박질을 합니다. 집으로 회귀를 해야하기 때문에 30분이 지나면 거리/속도에 상관없이 반환점을 돕니다.
저녁에 뜀박질을 할때는 나름대로 다양한 훈련을 한답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하기 위해 목표거리를 동일한 페이스로 달리기도 하죠. 아님 시간을 정해놓고 달리기도 합니다.
페이스 조절시에는 10Km를 50분에 달리는 속도로 달린답니다. 1Km를 5분에 달리는 셈이죠. 그러나 오늘같이 시간을 정해놓고 달릴때는 1Km를 7분정도에 달리기도 하죠.
밤곷 내음을 뒤로하고, 영동 5교 밑에는 마라토너들이 꽤나 많이 모여있습니다. 강남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라톤 동호회들의 집결터 이거든요. 매일 저녁 9시에 달린다고 합니다.
영동 5교를 지나 영동6교, 대치교 밑을 지나면 양재천은 그 이름을 버리고 탄천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이쯤에서는 약간의 악취가 풍긴답니다. 한 여름이 되면 조금 더 심해 지겠죠.
영도 6교를 지날때 쯤 초반의 그 말총머리 아가씨가 저를 추월해 갑니다. 역시 예상대로 예사로운 실력이 아닙니다. 그리고는 젊은 아저씨 한 명이 나를 추월합니다. 이렇게 세명이서 양재천에서 탄천으로 이어지는 곳에서 뜀박질 데이트를 즐깁니다. 순서를 보면 젊은 아저씨, 말총머리 아가씨, 그리고 나!!!
혼자 달리는 것보다는 한결 재밌습니다. 대치교를 지납니다. 4Km를 달렸네요. 주거니 받거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달리다보면 삼성동 빌딩 숲들이 하나 둘 불빛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오른쪽으로는 종합 운동장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음... 월드컵 기간이라서일까요?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당연히 야구장에 불이 켜져 있겠지만, 주 경기장은 오륜 마크를 선명하게 밝히면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탄천 주차장 자동차 극장에서 영화 상영을 하네요! Radio만 있으면 이곳에서 영화를 봐도 될것 같습니다.
같이 달리는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네요! 젊은 아저씨는 삼성동쯤에서 빠졌고, 말총머리 아가씨는 아시아 선수촌이 집인가봅니다. 운전 면허 시험장을 가로 질러 가버렸습니다.
이제 다시 혼자가 되었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았는데... 다음에 밤에 나올때는 오늘과 같은 시간에 나와야겠습니다. 어린시절 버스 정류장에서 매일 만나던 이름 모를 여학생이 담아내는 설레임을 느끼고 싶은걸까요?
이제 탄천도 제 이름을 한강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한강 변을 따라 가봅니다.
멀리 올림픽 대교가 멋진 교각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이는 테크노 마트는 무척 작아보입니다. 롯데호텔이 보입니다. 자전거로 달리던 길, 인라인을 타고 달리던 길, 그 길을 내 발로 달리고있네요. 다음에는 무엇으로 달려볼 수 있을지...
사람들이 무척 많습니다. 이제부터는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합니다. 주위에 유혹하는 것들이 넘 많거든요. 물도 마시고 싶고요. 나도 그네들처럼 돗자리위에 누워시원한 강바람에 취해보고도 싶거든요.
온갖 유혹을 물리치고 달리다보면 의외의 방해꾼이 나타납니다.
주인들 따라 산책나온 강아지들입니다. 왜? 개줄을 안하고 다니는지... 뛰다보면 발에 걸리적 거리는 놈들 꽤 있습니다. 그렇다고 차고 나갈수도 없겠죠. 피하거나 점프를 하다보면 페이스가 흔들려 고생을 한답니다.
어제도 주먹만한 녀석이 저를 보고 짖더군요. 따라오면서... 그래서 발길질을 엄포를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더욱 심하게 짖는군요. 으~ 승질같아선... 개 주인에게 개줄로 묶어가지고 다니라고 한 소릴 하고 저는 계속 제 갈길을 갔습니다.
성내 토끼굴입니다. 이제 10Km를 달린셈이네요. 올림픽 공원으로 갈까? 계속 강변으로 갈까? 고민하다 토끼굴을 빠져 나왔습니다. 이제 매연이 느껴지네요. 별로 기분이 안좋습니다. 그냥 장미아파트를 한 바퀴돌아 다시 강변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합니다. 숨이 차거나 다리가 아프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돌아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것 뿐인데 벌써 겁이 납니다.
잘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굳이 하프가 아니어도 10Km를 달릴때도, 인라인을 탈 때도, 반환점을 만나면 두렵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돌아 간다는 것! 정점을 지나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폭(2002.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