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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茶飯事

洗面 바구니에 대한 단상

지난 토요일, 가족들과 함께 주말 검도를 위해 체육관에 주차하고 검도복과 세면도구를 챙기려는데 남자(아빠, 아들)들이 사용하는 세면도구를 담은 바구니가 없는 것이었다. 그날은 운동을 끝내고 적당히 씻고 마무리를 할 수 있었지만 사라진 세면바구니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오호통재라~ 


자동차 트렁크에는 세면바구니가 두 세트가 있는데 여자/남자가 사용하는 바구니이고, 그 구성품도 조금은 다른 것 같다. 사실, 여자바구니에는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른다. 남자바구니는 아들과 함께 하는 검도 후 뿐만 아니라 수영을 다니면서도 사용하니 그 사용빈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한 남자 바구니가 통째로 사라졌고, 언제부터, 왜 사라졌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으니 말이다.


기억을 역추적해본다. 화요일 새벽 수영을 한 것 까지는 기억 나고, 그 이후로는 사용한 기억이 없다. 그런데 수영 물품은 트렁크에 고이 놓여져 있으니 더욱 오리무중이다. 체육관 1층에 있는 스카트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기 위해 잠시 내려 놓았을 수도 있고, 어쩌면 체육관 주차장에서 트렁크에 넣는 과정에서 바닥에 얌전히 놓고 떠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층 고객센터, 지하2층 수영장 안내센터에 분실물을 확인했으나 바구니의 행방은 묘연했다. 주차장을 뒤졌다. 며칠 지났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드 넓은 주차장의 자동차 뒷꽁무니를 뒤졌으나 이 또한 실패다.


어디에 있을까? 언제 잃은 것일까?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슬픈 예감이 스치운다. 




다시 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미치고나니 세면바구니가 더욱 애틋하게 생각난다. 무엇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되집어 본다.


바디워시, 샴푸, 페이스 폼 클렌징, 바디로션, 샤워볼, 치약, 칫솔, 면도기, 비누/비누곽, 습식 스포츠타월 그리고 회원카드.


지난 주에 새롭게 바꾼 폼 클렌징이 아깝고, 다른 넘들은 아깝지만 어쩔 수 없긴 하지만 20년 가까이 사용하는- 2002년 아이언윙 공동구매 제품- 습식 스포츠 타월은 진한 세월의 연정이 나를 감상에 젖게하고, 회원카드는 당장 재발급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1층 고객센터를 방문하여 재발급 받는다.(\6,000원=\3,000* 2개)


아~ 도대체 어디에서 분실 한 걸까? 이제 가물거림을 넘어 깜빡거리는 기억은 어떻게 다잡아야 할까?


집으로 향한다. 운전을 한다. 


문득, 수요일의 단상이 기억난다. 미세먼지가 엄청 심하던 날. 

미세먼지를 피해 분당올림픽센터의 일일 헬스입장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구나. 화요일 이후에 한 번 더 사용을 했었구나. 차를 돌려 분당올림픽센터로 향한다. 남자 탈의실, 한 켠에 고이 놓여있는 세면바구니와 조우한다. 


17년 만에 새로운 스포츠타월을 사용할 기회는 잃었지만 오랜 친구와 조우하여 마주 앉은 기분이 좋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