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내란이라는 단어를 들어내고 나면 현 시대를 말하는 것이라 해도 한 치 다름이 없어 보인다.
동서양 고전에서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느끼게 한다.
"그리스 도시들에 큰 고통을 안겨 준 내란은 잔혹한 정도가 다르고, 여건에 따라 양상이 달라져도 사람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 하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내란이 계속되자 사람의 행위를 평가하는 말의 뜻이 달라졌다. 만용은 충성심으로 통하고, 신중함을 비겁한 자의 핑계가 되었다. 절제는 남자답지 못함의 다른 표현이고, 문제를 포괄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하나 실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충동적인 열의는 남자다움의 징표이고, 배후에서 꾸미는 음모는 정당바위였다. 과격파는 언제나 신뢰받고, 그들을 비판하면 의심을 받았다. 성공적으로 꾸민 음모는 영리하다는 증거였고, 음모를 미리 적발하는 것은 더 영리하다는 증거였다. 음모에 미리 대비하며 당을 전복하려 하며 반대파를 두려워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 모든 악의 근원은 탐욕과 야심에서 비롯한 권력욕이었고, 일단 투쟁이 시작되면 광신 행위를 부추겼다. 정파 지도자들은 입으로는 공공의 이익에 봉사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공공의 이익을 전리품으로 챙겼다. 반다파를 제압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하면서 극단적인 잔혹 행위를 일삼았다. 정의와 국익을 무시하고 반대파보다 더 잔인하게 보복했다. 내란으로 인해 그리스 세계 전체가 도덕적으로 타락했고, 고상한 성품을 나타내는 순박함은 조롱거리가 되어 자취를 감추었다. 세상은 이념적으로 적대하는 두 진영으로 나뉘었고, 상호 불신이 유행했다."
-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제3권 82~8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