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作
월출산을 간다는 글을보고 천관산을 떠올리며...
월출산은 서울에 있는 나로서는 꽤나 찾아가기 힘든 산일게다.
천관산은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으리라.
다산께서 유배생활을 하던 대흥사가 있는 두륜산은 토말-땅끝마을이라는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때문에 많은 사람이 알고있기도 하다.
서울에서 밤기차를 타고 광주를 거쳐 영암까지 이르면 한반도의 모든것을 볼수있다. 드넓게 펼쳐진 평야지대에 멀리서 보면 어머님의 젖가슴처럼 포근하게 솟아오른 월출산.
영암에서다시 토말을 향해 차를 달리다 보면 동네 뒷산이라 생각이 들 정도로 야트마하게 솟아오른 산. 천관산이라 부른다.
월출산을 올라본 이는 기암 절벽을 얘기한다. 맑은 날 바다가 보이는 능선길을 얘기하기도 한다.
천관산의 봄은 어떠했을까? 산을 오르다 멀리 푸르름이 넘실거리는 것을 보고
"어? 바단가?"
"에이~ 아니겠지"
"어~ 그래도 바다같은데?"
"맞다. 바다다"
이러한 머리속의 사고의 단계를 거친후에야 비로서
"야~~~~~~~ 바다다!!!"라는 탄성이 목을 통해 전달된다. 물론 이런 사고의 단계를 모두 몸 밖으로 끄집어 내는 사람도 있지만...
넘실거리는 남해바다만큼이나 기암괴석이 자리하고 있던 천관산.
그 산에 들어가기 전에는 천관산의 내적 형태를 가늠하기 힘든 이유에서일까? 난 천관산을 좋아한다. 많이 가보지 못했지만, 많이 가본 걸로 따진다면 북한산이 우선이요, 설악산이 그 뒤 일것이다.
- 폭.